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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미샤·네이처리퍼블릭…K뷰티 이끌던 1세대 원브랜드숍 '존폐 기로'

K뷰티 산업을 이끌어 온 1세대 원브랜드숍이 존폐 갈림길에 섰다. 사드 후폭풍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실상 인공호흡기만 단 신세다. 매년 적자 폭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오프라인 매장은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다면서 문을 잠근 매장이 허다하다. 업계는 "이대로 가다가는 원브랜드숍이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 많던 원브랜드숍 어디로 2~3년 전까지만 해도 명동과 홍대 등 주요 상권을 점령했던 원브랜드숍이 줄이어 폐점하고 있다. 21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따르면 1세대 원브랜드숍인 '미샤'는 2018년 가맹점수가 304개에 달했으나 작년에는 214개로 약 30% 줄었다. 2020년 미샤의 계약종료 매장은 48곳에 달했다. 미샤는 2002년 설립된 국내 최초 화장품 원브랜드숍으로 한때 매장 수가 800여 개에 달했다. 또 다른 원브랜드숍인 '네이처리퍼블릭'도 비슷한 상황이다. 2018년 247개였던 매장은 지난해 139곳으로 44%가량 줄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최근 3년간 매년 계약이 종료된 매장이 50~60곳으로 지속해서 외형이 쪼그라들었다. '토리모리'와 '스킨푸드'의 사정은 더 딱하다. 토니모리는 2018년 318개의 매장이 3년 만에 223개가 됐다. 지난해 계약 종료된 매장은 80개로 최대치를 찍었다. 스킨푸드는 2018년 228개던 매장 숫자가 2019년 102개, 작년 66개로 가파르게 떨어졌다. 한때 길거리를 가득 채웠던 원브랜드 매장은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영업손실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샤 운영사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2019년보다 27.9% 줄어든 304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660억원이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작년 20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에 기록한 영업손실액 128억원보다 대폭 확대된 규모다. 토니모리는 2020년에 전년보다 34.05% 감소한 113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255억원이었다. 그야말로 고사 직전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브랜드숍은 세계에서도 굉장히 드문 모델이다. 한 개의 브랜드로 오프라인 매장을 꾸리고, 모든 화장품 라인을 갖춘 독특한 형태로 K뷰티라는 신산업 군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경쟁이 심화한 가운데 관광객에만 의존하다가 중국 사드 보복에 이어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철수 수순을 밟는다고 봐도 될 지경이다"고 말했다. 개점휴업…간판 바꾸고, 신사업 찾기도 업계 관계자들은 공정위에 공개된 매장 자료와 실제는 차이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간판은 내걸었으나 문을 닫은 곳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매장을 열면 인건비와 각종 유지 비용이 투입된다. 하지만 장사를 하지 않으면 임대료는 나가도 유지 비용은 절감된다. 코로나19로 개점휴업한 원브랜드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명동과 홍대, 신촌 등의 상권은 매달 임대료를 내면서도 문을 닫은 곳이 적지 않다"며 "주요 상권에 배치된 직원은 중국어와 영어, 일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면서 제품을 판매하는 고급 인력이다. 어지간한 월급쟁이보다 받아가는 월급이 더 많다"고 했다. 장사가 안되자 이름만 바꿔 론칭을 거듭하는 뷰티 기업도 있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가 대표적이다. 에이블씨엔씨는 2019년 종합 화장품 플랫폼을 지향한다면 '눙크'를 론칭했다. 2017년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한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종전 미샤 매장을 리뉴얼해 수년 안에 눙크를 100호까지 확대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면서 유상증자로 확보한 1500억원 중 일부를 눙크에 투자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눙크 매장을 검색하면 현재 전국에서 운영되는 매장은 20개가 채 되지 않는다. 에이블씨엔씨는 눙크 매출이 신통치 않자 지난해 9월 눙크의 간판명을 '미샤 플러스'로 바꿔 달았다. 최근 3년 사이에 플랫폼 이름 바꾸는 것만 세 번째다. 화장품이 팔리지 않자 뷰티 대신 다른 사업에 손을 대는 기업도 있다. 토니모리는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사료 제조·유통 업체 '오션'을 인수했다. 토니모리 측은 "토니모리의 온라인몰에서 오션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브랜드는 해당 브랜드가 전부다. 오프라인을 특화해 번영하다가 코로나19로 매장 문을 닫고 있다"며 "플랫폼을 온라인으로 이동한다지만, 대기업 브랜드나 인디 브랜드보다 점유율이 떨어진다. 코로나 사태가 더 길어지면 브랜드 자체를 철수하는 1세대 원브랜드숍도 생겨날 것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7.22 07:00
경제

'직원 이탈 러시' 사모펀드 매각 본격화…에이블씨엔씨의 지난 1년 무슨 일이

국내 1세대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가 진통을 겪고 있다.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된 후 9번째 대표이사가 바뀐 가운데 일반 직원들도 계속 회사를 떠나고 있다.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는 사모펀드에 넘어간 뒤 '낙하산 인사'가 쏟아지면서 조직 체계와 문화가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조직원 이탈 가속화 신용평가기관 나이스평가정보가 공개한 에이블씨엔씨의 연간 퇴사율은 42.23%다. 이에 따르면 400명 미만의 직원 중 최근 1년 동안 퇴사한 인력은 163명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입사자는 98명으로 25.39%에 그쳤다. 회사를 나간 인력이 입사한 사람보다 배 가까이 많았다. 에이블씨엔씨 직원 이탈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 오랜 시간 회사 홍보를 책임져 온 이사급 임원이 퇴사했고, 이후 입사 1년 안팎의 과장과 차장이 회사를 떠났다. 현재 에이블씨엔씨의 내부 홍보 조직은 사실상 와해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에이블씨엔씨는 추가로 홍보 전문 인력을 확보하지 않고 PR 대행사를 기용했다. 비단 홍보팀만의 일은 아니다. 상품기획·영업·마케팅·디자인 등 각 부서 전반에서 상당한 인력 이탈이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는 참다못해 스스로 뛰쳐나갔고, 나머지는 사측의 보이지 않는 압력 끝에 사표를 냈다고 들었다. 1~2년 사이 사실상 인력 구조 조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대표도 바뀌었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21일 조정열 대표이사가 실적 부진으로 15개월 만에 사임하고 김유진 IMM오퍼레이션즈그룹 대표를 대표집행임원(이하 신임대표)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에이블씨엔씨는 2017년 IMM PE가 인수한 뒤 약 4년 동안 무려 9번이나 수장을 교체하거나 변화를 줬다. 직원과 대표가 수시로 바뀌면 조직도 방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블라인드에는 에이블씨엔씨 전·현 직원들의 부정적인 평가 글이 잔뜩 올라와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현 직원이라고 밝힌 블라인드 회원은 "사모펀드라 대충 외형 키워서 팔 생각뿐이다. 직원 복지나 중장기 전략 같은 건 필요 없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회원은 "임원진과 상사가 실무를 전혀 모른다. 브랜드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말고는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향후 추가 직원 이탈을 예상할 수 있는 글도 있었다. 한 에이블씨엔씨 직원은 "다들 언제 탈출할지 눈치작전 중이다. 잦은 조직개편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내부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구조 조정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IMM PE가 K뷰티 업계를 잘 모르다 보니, 외부에서 데려오는 사람마다 검증이 되지 않았다"며 "직원들 내부적으로는 '사모펀드가 높은 연봉을 주고 데려온 이들이 하나같이 제 역할을 못 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매각…시간문제일 뿐 업계는 에이블씨엔씨가 사실상 매각 수순에 들어갔다고 평가한다. 김 신임 대표의 선임은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김 신임 대표가 겸직하는 IMM오퍼레이션즈그룹은 에이블씨엔씨 최대 주주인 IMM PE의 포트폴리오 및 회사의 전략과 방향성을 관리하는 법인이다. 그동안 외부에서 대표를 맞이했던 IMM PE가 새로운 후보를 찾기보다 회사의 전략 방향성에 대해 이해가 높은 인력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능력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출신인 그는 2009년 IMM PE에 합류해 할리스에프앤비, 레진코믹스, 태림포장 등의 거래를 주도했다. 할리스커피 매각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2017년 할리스에프앤비 경영권을 잡은 김 대표는 기존 가맹점 중심의 사업 모델을 직영점 위주로 바꿔 매출을 크게 늘렸고, 지난해 매각으로 투자금의 2배(1450억원) 가까운 수익을 냈다. IMM PE는 김 신임 대표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 분위기다. 이들은 "에이블씨엔씨와 IMM오퍼레이션즈그룹 대표를 겸직함으로 보다 빠르게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업계의 시선은 IMM PE가 에이블씨엔씨의 외형을 얼마나 키우느냐에 집중돼 있다. 뷰티 업계는 사드 후폭풍에 이어 코로나19로 지난해 직격탄을 맞았다.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68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에이블씨엔씨 측은 "기존 방향성과 같이 온라인과 해외 사업에 집중하고, 브랜드 포지셔닝 강화 및 매장 관리, 재고 관리 등의 운영 개선을 가속할 계획이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유진 신임 대표가 왔다는 건 결국 에이블씨엔씨를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할리스커피도 대표로 부임한 뒤 매각까지 약 2년이 걸렸던 만큼 에이블씨엔씨도 되파는데 최대 2년 정도는 소요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6.29 07:00
경제

오늘 '사상 첫' 종합국감 출석하는 서경배 회장에 쏠린 눈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22일 종합국감에 출석한다. 서 회장이 사실상 처음으로 국감장에 출석하는 것으로 K뷰티 업계는 물론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21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서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의 종합국감에 출석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서 회장은 앞서 지난 8일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고열과 근육통 등을 사유로 불출석한바 있다. 그러나 이후 서 회장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어 장녀 서민정 씨의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안팎에서 잡음이 있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건강 악화로 앞선 국감에는 출석하지 못했으나 그동안 회복되면서 22일 열리는 종합국감에 출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화두는 '상생'이다. 서 회장은 그동안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의 불공정 가격 정책 등으로 브랜드숍 가맹점주와 갈등을 겪어왔다. 아모레는 중저가 브랜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 아모레 전문 매장인 '아리따움'을 가두점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2000년~2010년대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정치 환경과 전염병에 따른 변수가 발목을 잡았다. 2016년 중국의 '사드 보복'과 2020년 코로나19 창궐로 외국인인 관광객이 급갑하면서 오프라인 매장 및 면세점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따른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도 아모레의 사업 환경을 흔들었다. 서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한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이 가맹점 외 유통 채널의 비중을 확대하면서 최근 2년 새 전체 가맹점 수는 2257개에서 1596개로 줄었다. 전체 30% 가량인 661곳이 폐점한 것이다. 반면 가맹점 폐점이 이어지는 동안 비가맹점 매출 비중은 부쩍 높아졌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브랜드 가맹점 중에서 가장 가맹점 수가 많은 아리따움의 경우 매출의 37%가 쿠팡과 CJ올리브영 등에서 발생했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 이상 아모레와 연을 맺어온 가맹점주들은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아모레는 서 회장의 종합국감 출석을 앞두고 급한 불은 끈 분위기다. 아모레 본사는 지난 16일 가맹점주를 만나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아모레는 가맹본부, 아리따움 가맹점 협의체인 ‘전국 아리따움 경영주 협의회’, ‘전국 아리따움 점주 협의회’ 등과 60억원 규모 지원을 포함한 7개 시행안에 서명했다. 협약의 골자는 각 가맹점에 대한 임대료 특별 지원, 재고 특별 환입, 폐점 부담 완화, 전용 상품 확대, 온라인 직영몰 수익 공유 확대 등이다. 나머지 브랜드 가맹점과의 상생 협약도 국감을 코앞에 두고 잇따라 체결됐다. 19일에는 에뛰드 가맹점에 14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고, 이틀 뒤인 21일에는 이니스프리 가맹점에 4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끝은 아니다. 서 회장은 이번 상생안에서 빠진 온라인과의 오프라인의 가격 차이 문제에 대해 추가 대책을 요구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도 이 부분에 대한 제도적 한계를 인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 회장의 첫 종합국감 출석으로 본사 차원의 개선 계획 등을 국감장에서 밝힐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국감 출석과는 별개로 지속적으로 가맹점주들과의 대화를 이어가 상생에 모자람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10.22 07:17
경제

[멋스토리] 이번에도 통한 '헤지'…'언택트' 시대 나홀로 날개 단 LG생건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이 나홀로 승승장구 중이다. K뷰티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면세점 매출 감소와 '언택트(비대면)' 확산 등으로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LG생건은 화장품 외에도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헤지(위험분산)'에 성공했다. 또 매출의 상당 부분을 견인하는 중국 시장에서 럭셔리 화장품 위주로 승부를 걸면서 탄탄한 매출을 유지 중이다. 업계는 LG생건이 3∙4분기에도 실적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 우울한데…나홀로 분위기 좋은 LG생건 LG생건은 14일 임직원 노래경연 프로그램인 '워킹싱어2'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워킹싱어는 LG생건 본사는 물론 자회사와 해외법인 등 모든 직원이 참여하는 노래경연 프로그램이다. 우승자에게 주는 혜택이 상당하다. 본선·결승 등 단계별로 외부전문가, 임직원 심사단, 임직원 투표 등 공정한 심사를 거쳐 최종 선택된 1~3등까지 상금을 준다. 또 보컬 트레이닝 등 전문가의 코치를 받은 뒤 평생 소장할 만한 자신만의 뮤직비디오 제작까지 약속했다. 지난해 열린 1회 경연 때 보다 판을 더 키웠다. 경연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소셜 노래방 앱 썸씽과 협업을 하고, 구독자 1800여 명, 조회 수 10만여 회를 기록하고 있는 사내 소통 유튜브 채널 LG생활건강TV로 중계까지 한다. 최근 K뷰티 전반에 번진 침울한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적인 행사다. LG생건 관계자는 “워킹싱어2는 직원들의 다양한 도전과 적극적인 소통을 가능하게 해 코로나 시국에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좋은 기회가 된다. 앱을 통해 대면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활용하면서도 많은 직원이 다 같이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해 몸과 마음이 위축된 임직원들께 위안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한국 화장품 업계는 신음 중이다. 코로나19로 중국인 관광객이 사실상 끊겼고, 면세점 매출도 바닥까지 떨어졌다. 국내 실적도 매한가지다. 전염병을 피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꾸밀 필요가 없어졌고, 자연스럽게 화장품 구매도 줄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정을 맞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간 '효자'로 불렸던 브랜드숍 가맹점이 화장품 본사와 갈등을 겪고 있다. 최근 수년 사이 온라인 채널로 소비 패턴이 넘어온 데다가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가맹점주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조정열 에이블씨앤씨 대표이사는 가맹점에 공급하는 제품과 온라인 채널에 나오는 상품의 가격 차이 등을 이유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3∙4분기 실적도 낙관 그런데 LG생건만은 이 모든 우환을 무난하게 지나쳤다. 유안타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은 LG생건의 올 3분기 실적이 매출액 1조624억원, 영업이익 3248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모두 4%씩 증가한 수치다. 최근 업황을 고려하면 상당한 선방이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LG생건은 3분기 실적 전망치와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매수 비중 확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NH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은 LG생건의 향후 목표 주가를 180만~190만원까지 끌어 올렸다. 기존 목표주가 160만원보다 12% 이상 높아진 셈이다. 업계는 LG생건이 이전 분기 대비 면세 수요가 회복됐고, 고마진 상품 해외 선전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박신애 KB증권은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화장품 시장의 어려운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LG생건은 차별화된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쟁 업체들 대비 우월한 실적을 내고 있다"며 "국내 면세점에서는 중국인 보따리상 기반의 높은 수요에 힘입어 면세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매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법인 매출 성장률 역시 시장 성장률을 상회할 것"이라면서 "매 분기 안정적인 이익 증가 추세를 확인하면서 LG생건 주가는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경쟁사인 아모레 분위기는 어둡다. 증권업계는 아모레의 3분기 매출이 1조1567, 영업이익 480억원을 기록,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5%, 55.4% 급감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내년 아모레퍼시픽그룹 영업이익 추정치를 16% 하향 조정했다"며 "영업환경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브랜드 경쟁력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이번에도 통한 리스크 분산 전략 양사의 희비는 헤지가 갈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LG생건은 뷰티(화장품), HDB(생활용품), 리프레시먼트(음료) '3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화장품이 다소 고전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손 세정제, 핸드워시 등 위생용품 수요 증가로 생활용품 사업 매출과 음료 사업이 일부 손실을 만회했다. 그러나 아모레는 대부분의 사업이 화장품에 쏠리면서 위기를 원만하게 넘기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비난을 받았던 직접 진출 부분에서도 차이가 났다. 아모레는 중국 시장에 직접 진출 형태를 고수해 왔다. 이른바 '짝퉁' 근절과 브랜드 양성을 위해서였다. 아모레는 또 집적 진출을 통해 방문판매 조직을 오랜 기간 구축하고 또 중국 지사들이 ‘중국 본사&아모레퍼시픽 본사’ 구조를 다졌다. 2010년 이후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가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이런 아모레의 전략이 성공적으로 평가된 것도 사실이다. 한마디로 브랜드 관리를 '제대로'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모레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과 코로나19로 위기를 겪었고, 직접 진출 전략이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면서 흔들리고 있다. 반면 LG생건은 비용절감과 효율성을 고려해 중국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진출을 많이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승자는 LG생건이었다. 2016년 중국의 사드 보복과 2020년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사업을 탄력적으로 꾸려야 했는데, 직접 진출이 적은 LG생건이 훨씬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아모레의 성공 모델로 거론됐던 중국 자체 브랜드 전개망 구축이 오히려 지금은 발목을 잡고 있다"며 "시대와 유통환경 변화에 따라 경영 방식도 바뀌어야 하는데 지금은 느린 의사결정 체계라는 비판을 받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소수의 럭셔리 화장품에 올인한 점도 긍정적이다. LG생건은 중국 내에서 '후' '숨' '오휘' 시리즈 등 고마진 프리미엄 브랜드 상품에 매진해 왔다. 특히 후는 중국 황실을 연상시키는 디자인과 명칭을 붙인 고가의 제품으로 대륙의 마음을 훔쳤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LG생건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상회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화장품 부문의 경우 중국 소비가 정상화되면서 면세 수요가 동반 회복 추세를 보일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최근 중국 화장품 시장은 브랜드 간 양극화 현상이 강해졌다"며 "LG생건의 브랜드 후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점을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 강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10.19 07:00
경제

11년 모델 '윤아' 계약도 포기…원 브랜드 1위 이니스프리의 추락

국내 원 브랜드 화장품 1위 '이니스프리'의 추락이 심상치 않다. 최근 11년 동안이나 함께 해온 모델 윤아와 결별하는 데 이어 올 2분기 실적도 적자 전환했다. 한때 아모레퍼시픽그룹(이하 아모레)의 '복덩이'였던 이니스프리는 국내∙외 매장 정리수순을 밟는 중이다. 가맹점주들은 아모레 본사가 매장 운영을 고의로 방해한다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울분의 글을 올리고 있다. 이니스프리의 상징, 윤아와 이별 '융니스프리', '인간이니스프리'. 소녀시대 멤버 윤아의 이름 뒤에는 이런 수식어가 붙곤 했다. 데뷔 14년 중 무려 11년 동안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의 '뮤즈'로 활동하면서 붙은 별칭이었다. 11년이라는 시간은 화장품 광고 역사에도 의미가 있는 기록이다. 현재 국내 최장수 화장품 모델은 LG생활건강 럭셔리 브랜드의 얼굴로 활동 중인 배우 이영애다. 2006년부터 무려 15년째 전속모델로 뛰고 있다. 배우 김희애는 일본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SK2를 13년 동안 홍보했으나, 2018년 무렵 계약을 종료했다. 그러나 이영애와 김희애는 선 굵은 배우로서 오랜 세월 활동한 스타였다. 아이돌 가수 출신인 윤아가 11년 동안 이니스프리 모델을 지킨 것에 더욱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다. 윤아 특유의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원 브랜드숍이었던 이니스프리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큰 힘을 보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제주도의 깨끗한 자연을 모티브로 한 이니스프리의 정체성을 알리는데도 K팝 스타 출신인 윤아의 덕이 적지 않았다. 영원할 것 같았던 둘의 관계는 2020년 여름을 끝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니스프리는 지난 1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함께한 11년, 그리고 아름다운 안녕. 이니스프리와 윤아는 20년 8월을 마지막으로 그동안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려 합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니스프리는 함께 공개한 사진과 영상을 통해 그동안 윤아가 이니스프리와 함께했던 모습을 담으며 '헌정'의 의미까지 살렸다. 역대 뷰티 광고주가 모델과 이별을 택하면서 헌정 영상을 내보낸 사례는 '엘라스틴(LG생활건강)'과 전지현 등 손에 꼽을 정도라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아모레 관계자는 "윤아 측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이런 결정을 내렸다. 윤아와 이니스프리의 미래를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매장 축소에 가맹점주 반발까지 이니스프리와 윤아의 결별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사뭇 다르다. 최근 2~3년 사이 급격하게 쪼그라든 실적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모레의 위기의식은 올해 2분기 실적에서 가늠할 수 있다. 아모레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4% 감소한 1조 557억원, 영업이익은 60% 감소한 35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에서 손실이 컸다. 해외 매출은 21% 감소한 4054억원을 기록했다. 그 중심에는 이니스프리가 있었다. 이니스프리는 2017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2016년 767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2017년 6420억원, 2018년 5989억원, 2019년 5519억원까지 떨어졌다. 올 2분기에는 영업손실 1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8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화장품은 중국 내 비슷한 콘셉트의 브랜드가 성장하며 도전을 맞이했다. 가두점 중심의 원 브랜드숍은 운영비 증가로 갈수록 어려운 상황인데, 중국 사드 보복과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이니스프리가 직격탄을 맞았다"고 했다. 이니스프리는 몸집 줄이기를 선언했다. 이니스프리는 610여 개에 달하던 이니스프리 중국 현지 매장을 작년 말 대비 100개 이상까지 줄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기준 951개점이었던 점포는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856개까지 줄였다. 아모레는 매장을 줄여나가는 대신 온라인 사업에 방점을 찍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니스프리 가맹점주들의 반발이다. 자신을 이니스프리 가맹점주라고 소개한 한 청원인은 지난 6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전국 매장을 없애달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아모레 본사가 '온라인 전용 제품'을 판매하는 등의 갑질로 인해 매출이 급감했다면서 "하루하루 죽고 싶은 마음으로 출근한다"고 썼다. 아모레가 가맹점주가 경영하는 매장을 '테스터배드'로 전락시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모레는 지난 7월 아모레퍼시픽 데일리뷰티 유닛을 전담해 온 임혜영 전무를 이니스프리의 대표로 끌어올렸다. 추락하는 이니스프리의 실적과 가맹점주와 관계를 회복이 그의 주 임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에 오랜 시간 곪았던 문제가 코로나19로 가속화한 상황"이라며 "결국 온라인 강화로 갈 수밖에 없다. 임혜영 대표가 최대한 조용히 갈등을 봉합하는 것을 숙제로 안게 됐다"고 전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8.13 11:00
연예

[스타의잇템] 안효섭-권나라, 새 모델로 새 도전 앞둔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새로운 모델을 통해 도전에 나선다. 간판 브랜드숍인 이니스프리와 중국을 타깃으로 올해 처음 론칭한 시예누의 모델을 각각 발탁했다. 모두 아모레퍼시픽의 고민이 담긴 브랜드이니만큼 새 얼굴을 통한 시너지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지난달 22일 배우 안효섭을 브랜드 모델로 선정하고 ‘슈퍼 화산송이 모공 마스크 2X’ 광고 영상 티저를 공개했다. 안효섭은 올해 종영된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2'에서 서우진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달에는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받으며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이니스프리는 안효섭을 모델로 발탁하면서 특유의 깨끗한 피부와 청량한 이미지, 배우로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니스프리 측은 "배우 안효섭이 지닌 깨끗하고 건강한 이미지가 이니스프리와 좋은 시너지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국∙내외에서 홍보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15일 '시예누' 모델로 배우 권나라를 선택하기도 했다. 시예누는 아모레퍼시픽이 롯데면세점과 공동 개발한 럭셔리 안티에이징 스킨케어 브랜드다. 시예누는 권나라의 맑은 피부와 우아한 분위기를 높이 산 것으로 전해진다. 이니스프리와 시예누는 아모레퍼시픽의 아픈 손가락이다. 국내 브랜드숍 분야 1위인 이니스프리는 최근 수년 사이 국내외 시장 영업 외형이 쪼그라들면서 분투 중이다. 가맹점 비율이 높고, 가두점 중심의 매장 형태로 인한 지출이 많다. 동시에 경쟁 브랜드와 온라인 기반 화장품이 대거 유통되면서 새로운 방향성을 잡아야 하는 대표 브랜드로 꼽힌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매출이 감소하면서 아모레퍼시픽에 부담을 주고 있다. 시예누는 중국 시장 비중이 높은 K뷰티의 현재를 또렷하게 보여주는 브랜드다. 중국만 의존하면 안 되지만, 중국이 없으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아모레퍼시픽이 특별히 개발한 브랜드가 바로 시예누다. 화장품 업계 모델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안효섭과 권나라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하나같이 '대세'로 불리는 배우들을 기용한 만큼 향후 성과에도 이목이 쏠린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7.13 07:00
경제

K뷰티 '미다스의 손' 정운호가 돌아왔다

K뷰티 미다스의 손, 화장품 업계 살아있는 전설…. 지난달 말 선임된 정운호(55) 네이처리퍼블릭 신임 대표 뒤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정 대표는 K뷰티의 부흥기를 이끈 대표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쿠지, 더페이스샵, 네이처리퍼블릭까지 그가 손대는 브랜드는 하나같이 성공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2015년 해외 원정도박에 이어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라는 법조계 로비 사태로 옥살이를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실형을 모두 채우고 만기 출소했다. K뷰티 업계는 다시 돌아온 정운호 대표를 주목하고 있다. 화장품 천재, 정운호에게 쏠린 눈 정 대표의 인생은 화장품을 빼고 설명할 수 없다. 남대문 시장 상인 출신인 그는 1990년대 초부터 자신만의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며 두각을 보였다. 2003년 론칭한 더페이스샵은 정 대표 인생의 메가 히트 브랜드였다. 더페이스샵은 설립 2년 만에 매출 1500억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중저가 화장품 1위 브랜드가 됐다. 그는 더페이스샵 지분 70%를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에 약 1000억원에 매각하며 성공한 사업가로 불렸다. 잠시 숨을 고른 정 대표는 2010년 네이처리퍼블릭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세계 각국의 청정 자연에서 온 자연주의 브랜드'를 콘셉트로 한 네이처리퍼블릭은 출범 4년 만인 2014년 매출을 2552억원까지 끌어 올리면서 브랜드숍 업계 톱5에 안착했다. 승승장구하던 정 대표는 2015년 100억원대 해외 원정 도박으로 8개월의 실형을 받았다. 이어 구명을 위한 법조계 로비 혐의가 드러나면서 3년 6개월의 추가 징역형을 받았다. 정 대표는 4년 4개월을 감옥에서 보낸 뒤 지난해 12월 만기 출소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달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정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브랜드 매출과 영업이익이 떨어졌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은 가운데, 정 대표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정 대표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재도약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대표를 바라보는 여론은 싸늘했다. 일부에서는 큰 물의를 일으켰던 정 대표가 출소 3개월 만에 현장에 복귀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업계 반응은 사뭇 달랐다. 국내 화장품 업계에 밝은 한 관계자는 “(정 대표가) 법의 심판을 다 받지 않았나. 총 4년 4개월 실형을 살고, 만기 출소하면서 죗값을 치렀다"며 "3개월이 복귀하기에 이른 시간이면 1년은 충분하다는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매출 하락, 경쟁 심화...숙제 한 가득 숙제가 많다. 정 대표가 자리를 비운 사이 네이처리퍼블릭의 외형은 쪼그라들었다. 2016년 16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나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12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2500억원에 달했던 매출액도 1000억원 가까이 빠졌다. 최근 화장품 시장은 오프라인 매장 중심에서 온라인과 헬스 앤 뷰티스토어(H&B)로 넘어갔다. 가두점 중심의 네이처리퍼블릭은 최근 3년 사이 가맹점 수를 꾸준히 줄여나가면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확실한 인기 제품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가두점 수를 줄이자 업계 내 브랜드 영향력이 떨어졌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현재 정 대표는 매일 출근하며 경영 현황 파악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루에 임직원 및 거래처 등 5~6개의 미팅과 화상 회의를 이어가며 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정 대표가 핵심 제품 개발을 통해 책임 경영을 한다는 각오다. 이달 초에는 손 소독제의 미주 지역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다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상장 이슈는 아직 내부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14년 말 상장을 목표로 IPO(기업공개)를 추진했으나 오너 리스크로 기회를 놓쳤다. 네이처리퍼블릭 측은 "상장은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은 브랜드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 대표는 K뷰티에 대한 안목이 있는 경영인이다.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주길 바라는 것이 주주들과 임직원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4.10 07:01
경제

[멋스토리] 스무 살 ‘미샤’

‘소녀에서 성인으로’. K뷰티 기업 에이블씨엔씨의 ‘미샤’가 진짜 어른이 됐다. 2000년 온라인 사이트 ‘뷰티넷’을 통해 처음 세상에 나온 미샤는 올해 론칭 20주년을 맞았다. 스무 살이 되기까지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 한국 최초의 브랜드숍으로 화려한 유년기와 청년기를 통과했다. 그 사이 라이벌이 된 2·3세대 브랜드숍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회사 주인도 바뀌었다. 이제 성인이 된 미샤는 심플하고 대담한 도전을 앞두고 있다. 어느덧 아가씨 ‘미샤’ 미샤의 지난 20년은 희로애락으로 가득한 우리네 삶과 퍽 닮았다. 미샤는 2002년 서울 신촌에 이대 1호점을 내며 대중에 널리 알려졌다. 이미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났던 미샤는 33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화장품을 공급했다. 미샤는 이대점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가두 상권 곳곳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새 매장이 오픈할 때마다 미샤 화장품을 사려는 고객이 줄을 이었다. 성장 폭도 컸다. 2002년 매출 33억원이던 미샤는 3년 만인 2005년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2년에는 4523억원을 달성한 이후 3000억~4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메가 히트’ 상품이 꾸준하게 나온 덕이다. 미샤는 ‘3D마스카라’ ‘빨간BB’ ‘M 매직쿠션’ ‘보랏빛앰플’ ‘트리트먼트 에센스’ ‘개똥쑥에센스’ 등 베스트셀러 제품을 끝없이 선보였다. 하나같이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제품으로 평가됐다. 미샤는 성공한 1세대 브랜드숍의 전형이었다. 물론 좋았던 날만 있던 건 아니었다. 미샤는 2000년대 중반 이후 2·3세대 브랜드숍과 경쟁해야 했다. 대부분 미샤를 벤치마킹한 중저가 브랜드였다. 미샤는 2005년 후발주자인 ‘더페이스샵’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주는 아픔도 맛봤다. 대외 환경도 팍팍했다. 특히 2017년 불어 닥친 중국의 ‘한한령’은 미샤는 물론 한국 화장품 업계 전반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국내 중소 화장품 브랜드가 위태롭게 흔들렸다. 미샤는 버텼다. 단단한 마니아층과 가맹점주와의 비교적 무난한 소통이 위기를 돌파하는 밑천이 됐다. 미샤의 자매 브랜드 ‘어퓨’도 알토란처럼 성장하면서 에이블씨엔씨의 짐을 덜어줬다. 큰 고비는 넘겼다. 2018년 매출이 3400억원 초반까지 떨어졌던 미샤는 지난해 4000억원 안팎으로 끌어올렸다. K뷰티 업계에서 “미샤가 바닥을 치고 반등을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미샤의 지난 20년은 인생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생각만 해도 좋았던 시절이 있었고, 사춘기에 닥치는 질풍노도의 시기도 거쳤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 관계자는 “지난해 최악의 터널은 통과했다. 미샤의 건실한 제품력과 유통력 덕분”이라며 “이제 스무 살이 됐다. 바닥을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심플하고 대담하게…에이블씨엔씨와 미샤의 꿈 성인이 된 미샤는 이제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 지금과 다른 20년을 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미샤는 화장품 멀티숍인 눙크와 글로벌 진출, 그리고 온라인·모바일 쇼핑에서 답을 찾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2018년부터 2000억 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돼지코팩’으로 유명한 미팩토리를 시작으로 ‘부르주아’ ‘스틸라’ 등을 국내 독점 유통하는 제아H&B,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셀라피’를 보유한 지엠홀딩스를 인수했다.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와 종류를 가진 종합화장품 기업으로 거듭난 에이블씨엔씨는 멀티숍 '눙크’를 통해 자사 보유 브랜드를 유통하고 있다. 눙크는 지난 6월 기존 미샤 이대 1호점 자리에 처음 선을 보인 뒤 현재 40여 개까지 늘어났다. 미샤나 어퓨만 취급하는 원 브랜드숍은 고객 체험과 소통에 방점을 찍은 주요 상권 위주로 남겨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 시장 진출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셀라피는 최근 시그니처 라인인 에이리페어 라인의 크림미스트 등 3종에 대한 위생허가를 중국으로부터 취득해 본격적으로 중국 내 입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 외에도 중국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에 판매 채널을 갖고 있다. 미샤도 글로벌 진출에 열중하고 있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 기준 약 50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이는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미샤는 또 동남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쇼피’와 ‘라자다’에서 판매 확대에 나서며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 현지 주요 화장품 유통업체의 온·오프라인 매장 입점은 물론 하반기 내 베트남 유명 핼스앤뷰티(H&B) 스토어 ‘가디언’ 100개 점에서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풀어야 할 숙제는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2017년 IMM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 PE)에 매각된 뒤 총 6차례 회사 대표를 바꿨다. 공격적인 인수합병의 결과가 기대만큼 폭발적이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업계에서는 "IMM PE가 에이블씨엔씨의 몸집을 지나치게 크게 불린 뒤 매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연내 매각 계획설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미샤는 지난 2018년 새 브랜드 슬로건인 ‘DARE, SIMPLY(심플함을 위한 대담함)’을 2020년 경자년에서 계속 밀고 나간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새로운 BI에는 우리 고객들이 미샤를 통해 단순하고 과감하게, 자신감 있게 아름다움을 표현하라는 뜻을 녹였다”며 “미샤의 정체성을 슬로건과 맞춰나가겠다. 고객이 사용할수록 행복한 브랜드인 미샤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1.13 07:00
경제

글로벌 빅스타 '방탄소년단' 입점시키고도… 잠잠한 네이처컬렉션

LG생활건강이 자체 편집숍인 '네이처컬렉션'에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과 협업한 브랜드 'VT코스메틱'의 제품을 단독 입점시키고도 울상이다. "BTS 팬클럽만 전국에 10만여 명"이라며 각 가맹점별로 물건을 800만원 가까이 현찰로 선구매하도록 권장했지만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이다. 본지 단독 확인에 따르면 LG생활건강 본사 측은 지난달 부터 네이처컬렉션에서 단독 판매하고 있는 'VTXBTS 에디션'이 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내자 전국 가맹점들로부터 반품 절차를 진행했다. 그러나 가맹점주들은 "회사 말만 믿고 빚내서 구매했는데 이자만 늘어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VTXBTS 에디션 단독 입점시켰지만…네이처컬렉션은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화장품 매장이다. 지난 9월까지 오직 자사 브랜드만 판매해 왔지만 10월부터 타사 제품도 파는 편집숍 방식으로 선회했다. 최근 헬스앤뷰티(H&B) 스토어가 화장품 업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자 이를 의식해 모든 브랜드를 망라해 파는 플랫폼 형식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선언한 것이다. LG생활건강은 기존 브랜드숍인 '더페이스샵'을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을 유도하면서 빠른 속도로 네이처컬렉션의 매장 숫자를 늘리고 있다.화장품 회사들은 보통 매장의 리뉴얼과 확대가 있을 때마다 각종 행사와 고객 서비스 프로그램, 대대적인 홍보 작업 등으로 대중에게 알린다. 이는 가맹비를 내는 가맹점주와 한 약속이기도 하다.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이 LG생활건강과 비슷한 시기에 자사 제품만 팔던 '아리따움'을 플랫폼 방식으로 바꾸면서 한 달 내내 집중적인 홍보와 이벤트를 진행한 것도 같은 배경이다.그러나 LG생활건강은 조금 더 수월한 선택을 했다. VTXBTS 에디션을 단독으로 입점시켜서 인지도를 높이려고 한 것이다.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특별한 서비스나 홍보, 네이처컬렉션의 자체 자생력 강화 방안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전국의 네이처컬렉션 가맹점주들에게 제품 구성에 따라 가격대를 A팩 186만원·B팩 570만원·C팩 750만원 등 세 가지 패키지로 나눈 뒤 구매를 권장한 것이다.LG생활건강에서 나온 직원들은 가맹점주들에게 "VTXBTS 에디션은 등신대 등이 중요하다. 사 놓기만 하면 수일 내 매진될 테니 C팩으로 사는 게 좋다"고 권유하기도 했다.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흔히 말하는 '품절 대란'과 '완판'을 우려했지만, 품절은커녕 사 놓은 물건을 기대만큼 팔지 못한 매장이 수두룩했다.LG생활건강은 가맹점주들의 요구에 반품 절차를 밟았다. 본사 측은 VTXBTS 에디션의 실패를 인정했다. 일간스포츠가 단독으로 입수한 LG생활건강 직원과 네이처컬렉션 가맹점주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LG 직원이 점주에게 등신대 무상 지급과 반품 허용 등을 알리면서 "너무 처참하게 (판매가) 안 돼서 주문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본사 믿고 빚내서 'VTXBTS' 산 가맹점들… "하루에 고작 만원어치 판다"예상치 못한 결과에 네이처컬렉션을 운영하는 가맹점주들만 눈물을 흘리고 있다. 본사의 말만 믿고 세금을 포함해 2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빚내 투자했는데 결과는 '쪽박'이었기 때문이다.네이처컬렉션을 운영하는 A가맹점주는 "본사의 말만 듣고 800만원 수준의 C타입을 선택했다. '어디 매장은 C타입을 했는데 이건 무조건 성공한다. 물량부터 받아 놓으라'는 장담을 듣고 인척들에게 돈을 빌렸다. 이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6일 판매를 시작한 뒤 첫날 50만원어치 팔았다. 그 뒤 일주일 정도 하루 평균 20만~30만원 매출이 전부였다. 지금은 하루에 만원어치도 팔기 힘들다"고 털어놨다.B가맹점주는 "원래 A타입을 하려고 했는데 '초도 물량만 판다' '다시 안 찍으니 물건을 확보하라'는 설명에 넘어갔다"고 말했다.B가맹점주는 후회막심하다. 현재 VTXBTS 에디션의 상당분을 반품했다. 그는 "본사에서 VTXBTS 에디션이 1년 계약이라면서 '전부 반품 치지 말고 조금은 남겨라. 시간이 기니 조금씩이라도 나가지 않겠냐'고 하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B가맹점주는 "본사가 빅스타인 BTS와 협업한 제품을 단독 입점 시켰다고 홍보와 광고라도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 버스광고 정도 말고는 눈에 띄는 것도 없었다. BTS가 아깝다"고 했다.상당수의 네이처컬렉션의 가맹점주들은 수백만원대의 현찰을 급하게 마련하기 위해 마이너스통장이나 대출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다.현장에서는 네이처컬렉션의 VTXBTS 에디션 판매 저조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BTS는 전 세계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스타다. BTS와 모델 계약을 맺었다면 이 자체만으로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VT코스메틱이 BTS를 유치했다고 했을 때 업계가 술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LG생활건강도 VT코스메틱으로 '손대지 않고 편하게 코를 푸는' 반사이익을 노렸다. 만약 LG생활건강의 의도대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제품이 잘 팔리고, 젊은 층이 계속 네이처컬렉션에 유입됐다면 VTXBTS 에디션 단독 입점을 위해 쏟은 수십억원도 성공적으로 평가 받았을 것이다.그러나 VT코스메틱은 BTS와 협업한 제품을 네이처컬렉션 말고도 다른 온·오프라인을 통해 계속 판매한다. 제품 타이틀도 VTXBTS 에디션과 같거나 비슷하다. BTS 팬으로서는 반드시 네이처컬렉션 오프라인 매장에 가야 하는 이유가 없는 셈이다.결과적으로 네이처컬렉션을 젊은이들이 붐비는 장소로 만들겠다는 LG생활건강의 야심 찬 계획은 차질이 생겼다.LG생활건강의 한 관계자는 "VT코스메틱에서 BTS 협업 화장품이 처음은 아니다. 가맹점주나 소비자 입장에서 말씀드린다면 구매할 수 있는 (비슷한 컨셉트의) 다른 제품이 있다 보니 엄청나게 특별하진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LG생활건강 관계자는 "VTXBTS에디션 59종을 네이처컬렉션에 향후 1년간 독점 입점시켜 젊은층의 매장 유입을 높임으로써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해당 제품을 한달 동안 팔아본 매출을 집계해본 결과 더페이스샵 카카오 콜라보레이션, 코카콜라 콜라보레이션 등 다른 콜라보레이션보다 매장 평균 약 65% 더 많이 판매됐다. 이는 2년 동안 네이처컬렉션을 통해 판매된 콜라보 제품 중 가장 높은 성과였다"면서 실제 매출 성적이 저조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A·B·C패키지는 각 매장에 공급되는 VTXBTS 에디션 제품 개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것이다. 브로마이드나 포토카드, 등신대 등의 판촉물은 패키지 구성과 상관 없이 모두 지급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측은 패키지를 구성한 것은 소비자에게 꼭 전달되어야 하는 판촉물(브로마이드, 포토카드 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누락되거나 해당 제품 구매와 상관없이 다른 제품에 전달되는 등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2018.11.12 07:00
경제

[이 주의 기업] 아모레퍼시픽 발목 잡는 이니스프리·에뛰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성장 둔화가 주가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뷰티 트랜드가 멈췄던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 등 내로라하는 브랜드들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아모레퍼시픽의 주가 하락을 떠밀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1조4626억원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된 847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이 예상한 수치를 크게 밑돌았다. 가장 큰 이유는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 등 브랜드숍의 부진이다. 특히 이니스프리 법인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145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146억원을 기록하며 대폭 하락했다. 에뛰드하우스는 로드숍 중심으로 매출이 하락해 올해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47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 적자는 전년 동기 대비 85억원이 확대된 92억원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면세점과 온라인 매출은 확대되고 있지만, 마케팅 비용 증가와 빠르게 달라진 화장품 유통 환경으로 가맹점주들의 이탈, 수출 비중이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에 닥쳤다. 증권가는 일제히 아모레퍼시픽의 목표 주가를 떨어뜨렸다. 유안타증권은 목표 주가를 9만7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내렸고, 메리츠투자증권은 13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오린아 연구원 역시 목표 주가를 12만원에서 7만6000원으로 하향했고, 급락한 주가로 인한 상승 여력 확보로 투자 의견은 ‘매수’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9월 체험 콘텐트를 대폭 늘린 멀티 브랜드숍 아리따움 라이브를 오픈했다. 또 이니스프리 매장은 피부 팩트 체크 등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통한 트래픽 확대 전략을 펴고 있고, 그룹 전반적으로 채널 혁신과 고객 접점 확대로 내수 부문의 실적 회복을 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tbc.co.kr 2018.11.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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